회고를 시작하며
누구나 다사다난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많은일이 있었고 원하는 바를 이루어낸 21년도였습니다. 사실 저는 엄청난 사회적 지위가 있는것은 아닙니다만 저 자신을 중간점검을 한다는 느낌으로 적는 회고입니다. 혹시 이 이야기를 듣고 저라는 사람에게 흥미가 생긴다면, 나중에 성공했을 때 저의 모든 이야기를 회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월
전에 다니던 SI회사를 퇴사하려고 마음먹은 시기였습니다.
전에 SSO 엔지니어로 1년정도 일한 경력이 있어서 2년차로 입사한지 5개월째 되는 시점이였고 나름 적응도 잘 마쳤던 시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왜 퇴사를 결정하였는지 그 이유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낮은 연봉에 비한 높은 업무 강도
모든 SI회사가 연봉이 낮은것은 아니지만, 제가 다녔던 회사는 대졸 초임의 연봉이 2천 후반이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졸이 아닙니다... 연봉이 정말 천일염수준...
그에 비해 회사에 머물렀던 6개월의 시간동안 3개의 프로젝트를 했었습니다.
1개월은 입사과제로 1개월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나머지 5개월은 2개의 프로젝트를 같이 병행하며 강행군으로 진행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월화수목금금금을 해야만 일정안에 마칠수있었습니다.
어쩌다가 하루 업무를 근무시간안에 다 마쳐도 무조건 9시까지 남아야하는 보여주기식 야근을 했었습니다.
야근수당, 주말 출근수당을 받지못함에는 물론 프로젝트가 끝나고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못했습니다.
제가 일하는 것에 비해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회사라고 판단했습니다.
2. 현실에 안주하는 동료
제가 겪은 일을 말씀드리자면, 30대 후반의 대리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입사를 했었습니다.
예전에 웹 디자이너로 2년정도 근무를 했었던 분이라고 하셨고 개발자로 이직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근데 변수 개념을 제대로 모르시는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회사측에서 배려를 해서 입사를 하고난 후 공부하는 시간을 줬습니다. 하지만 공부할 시간을 줬음에도, 아예 코딩이 불가능한 레벨이라고 판단해서 상사께서 저에게 이분의 업무를 줬습니다. (생각할수록 열이 받는군요.)
결국 이분은 5개월동안 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떠한 개발일도 맡아서 진행하시지 않았고, 개발이 완료된 부분을 테스트해주는 테스터의 역할만 했습니다. 뭐 어떻게든 현재 가진 능력으로 프로젝트의 구성원으로서 기여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같이 밥을 먹으면서 자기는 면접때 난 개발할 줄 모른다고 말했다고 자기의 잘못은 아니라고 말을 하는 모습이 좋은 모습은 아니였습니다.
물론 능력이 없는 사람을 뽑은 회사도 잘못이지만, 제가 판단하기에는 이 사람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어느정도의 개인 공부 시간을 부여했음에도 쉽게 짜를수는 없으니 그냥 몸만 출근을 했었습니다.
개발은 현실의 복잡함을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그렇기에 함께할 동료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직의 발전을 방해하는 동료와는 일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3. 성장할 수 없는 환경
3가지 이유중에 가장 참을수 없었습니다.
개발자라면 무조건 한번쯤은 자체 서비스 회사를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SI회사에는 미안한말이지만, 저는 들어가는 순간부터 자체 서비스 회사로 이직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물론 회사의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임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SI회사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회사에 피해를 끼치지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단순히 공부만 하는것보단 실무를 하며 경험을 쌓으며 공부를 하는것이 좋다고 판단하여 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회사 업무를 잘하는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개발 문화는 코드리뷰를 하지않았다는 것 이였습니다. 코드리뷰를 하면서 안좋은 코드를 걸러내는 과정, 스스로 했던것을 생각하는 과정이 없었습니다. 일정이 빡빡해서 어쩔수없지만 코드리뷰를 하게 된다면 좀 더 빠르게 적응을 할수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개발 문화적인 부분은 어쩔수 없더라도 개인시간에는 최대한 학습을 하려고 노력을 했었고 제가 원하는 웹 백엔드 개발자가 필요한 지식, 경험을 쌓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야근, 주말에도 출근을 하면서 제 개인의 삶은 없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개발 경험은 쌓이는데 실력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리고 자체 서비스 회사를 가기 위해서는 모던한 환경의 최신 기술을 습득해야하는데 회사 업무를 진행하면서 사용하는 레거시 환경의 낡은 기술만 습득하게되면 제가 원하는 곳으로의 이직은 힘들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경력이 쌓이면 회사에서는 그 연차보다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바라게되는데, 이렇게 된다면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자체 서비스 회사와 현재 다니는 SI회사의 기술력차이가 더더욱 벌어지게 될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갭을 메꾸기는 더 힘들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근본적으로 제가 원하는곳을 가기위해서는 더욱더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오래 머무른다면, 나중에 경력이 쌓이고는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좋은 동료들과 좋은 문화가 있는 모던한 환경에서 개발을 하고싶은 개인적인 욕심으로 인해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2월
2월초에 상사와 상담을 하며 퇴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설날을 보낸 후 퇴사를 확정지었습니다.
회사에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업내역을 인수인계 해주고 퇴사를 했습니다.
6개월의 짧은 기간동안 정들었던 동료들이였지만,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름에 이별을 해야했습니다.
마음에 들지않아서 퇴사를 했었지만, 그래도 배워가는점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3가지 정도를 배웠던거 같습니다.
1. 소프트 스킬의 중요성
기본적으로 회사는 여러 개발자들과 소통을 하면서 업무를 진행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서로 생각하는바가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었는지 확인을 해야합니다.
내가 원하는 바가 잘 전달이 되었는지, 내가 이해한것이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소프트 스킬은 어디를 가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든 회사는 결국 사람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관리, 사람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2. 기록의 중요성
인간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반드시 중요한것은 기록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정관리를 하면서 내가 했던 일, 지금 하는일, 나중에 해야하는 일에 대한 기록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기록을 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일정관리가 좀 더 수월해지는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단순히 코드만 보고 업무를 파악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요구사항을 제안하는 문서도 없고 필요한 주석도 없는 코드를 보면서 개발을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프로세스의 문서화, API의 문서화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Git에 Commit을 할때에도 아무렇게나 하는것이 아닌, 한 작업을 마치면 Commit을 해야 내역을 확인할때 더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T자형 인재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그 흐름에서 분야 하나를 깊이 알고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웹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웹 서버를 짜는 코드만 필요한것이 아니라, HTTP에 대해서, DB에 대해서, 웹 브라우저에 대해서, 그리고 WAS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발을 하면서 모든것을 알수는없지만 적어도 전체적인 흐름을 알아야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분야 하나를 깊이 알고있다면 나중에 다른 것을 파악할때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3월 ~ 4월 초
다른 회사로 취업하기 위해서 이력서를 쓰고 3번정도 면접을 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는 자체 서비스 회사를 가기에는 아직 나의 실력이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하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다시 다른 SI회사로 가서 일을 하며 학습을 병행할까, 아니면 다른 교육을 받으면서 좀 더 공부를 해야할까라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의 상태로는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더 좋은 회사를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해서 다른 교육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이때부터 42서울에 관심을 가지고 온라인테스트를 봤었습니다. 다행히 합격을 했었고, 체크인 미팅을 잡는것까지 성공하였습니다.
5월 ~ 7월
생활고로 인해 고기집 알바를 시작하였습니다.
오전에는 대학교 수업 및 과제를 하였고, 오후부터 고기집에서 숯불을 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방황도 하고 다시 취업을 할까 고민을 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좋은 회사에 가고싶다는 일념으로 이시기에는 대학교 수업과 과제에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체크인 미팅을 완료해서 이제 라피신 신청만 기다리고있던 상황이였습니다.
8월 ~ 9월
상대적으로 시간투자를 많이 해야했던 고기집 알바를 그만두었습니다
대신 쿠팡 물류센터 알바, 건설업 일용직 등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나갈수있는 알바를 찾게되었습니다.
원래 5기 1차로 들어갈 계획이였지만, 아쉽게 신청에 실패를 했었고, 다행히 9월 13일날에는 5기 2차로 라피신 신청에 성공하였습니다. 이시기부터 꾸준하게 8월달부터 다시 C언어 문법, 쉘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었고, 라피신 신청 후에는 하루에 최소 8시간은 투자하여 공부를 했었습니다.
10월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나서 정말 코딩에만 몰두할 수 있는 한달이였습니다.
쉘에 대한 것은 금방 익숙해졌으나, C언어에 대해서 잘 몰라서 엄청 해매고 곤란했던 시기였습니다.
찾아도 잘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은 동료와 함께 이겨내려고 했었고 다행히 마음이 잘 맞는 동료들을 만나서 다행이였습니다.
1주차에 한번 롤백이 되고, 꽤 여러번 서버가 다운되고, KT 장애까지 터지는 바람에 정말 이것도 라피신의 일부인가?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C언어에 익숙하지않았던 제가 이 한달동안 C언어에 익숙해졌고, 소프트 스킬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사실 저는 남들보다 과제진도가 그렇게 많이 나가지도 않았었고, 시험성적도 그렇게 좋지 않았기에 떨어질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시기부터 JS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같이 라피신을 보냈던 동료들과 JS 스터디를 하자고 했었습니다.
11월
정말 다행히도 운이 좋게도 합격소식을 들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운이 좋아서 합격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42서울의 여러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팀원들과 이 시기부터 무슨 JS 프로젝트를 진행할지 고민하고 서로 상의하였습니다.
그 결과 바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것이 아닌 천천히 JS 공부를 하면서 프로젝트 설계를 했었습니다.
같이 공부했던 동료들과 결국 우리가 많이 사용했던 슬랙 클론코딩을 진행하기로 했었고, 그에 따른 설계를 시작하였었습니다. 셋이서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없겠다고 생각해서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동료들을 모집하였고, 다행히 능력이 뛰어난 두명과 같이 할수 있었습니다.
12월
어느덧 연말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슬랙 클론코딩을 진행중입니다. 슬랙 클론코딩에 대한 회고는 나중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연초에 느꼈던 전 회사에 대한 아쉬움을 최대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풀어내려고 했습니다. 회의에 대한 메모는 Miro라는 곳에 적어서 보관을 하고, Git으로 어떻게 협업하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상의를 했었습니다.
회고를 마치며
벌써 21년도도 끝나가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일이 있던 한해였지만, 느낀점도 정말 많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한해였습니다. 올 한해도 수고하셨습니다. 이상으로 회고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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